로봇세 – 인공지능 시대의 기술 발전과 사회적 책임

18세기 산업 혁명 이후 기술 발전은 노동시장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왔습니다. 최근의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은 단순 생산성을 넘어, 중간 관리자, 지식 노동자, 전문직까지 영향을 미치며 고용 구조 전반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고용 불안정성과 사회적 충격이 확산되면서, 기술 발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의 방안으로 로봇세(Robot Tax)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금이 아닌 기술 발전의 혜택과 사회적 부담을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할 것인가를 묻는 제도적 장치로서 논의되고 있었지만, 최근 인공지능의 대두로 인하여 이러한 논의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로봇세의 개념

원래 로봇세는 기업이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통해 절감한 인건비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는 세금으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생긴 생산성 향상의 이익이 자본력이 있고 이를 투자할 수 있는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반면, 실직과 세수 감소라는 사회적 부담은 국민과 정부가 떠안는 상황에서, 이 균형을 조정하는 사회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죠.

핵심은 기술의 수혜자와 피해자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입니다.  로봇세는 단순한 세금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노동시장 충격 완화와 사회적 안정망 강화라는 정책적 역할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계의 로봇세에 대한 논의

세계에서 로봇세에 대한 논의는 간간히 또는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 미국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국: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는 인구피라미드를 가지고 있으며, 노동시장은 상당히 경직되어 있어, 로봇에 의한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등장, 이들의 융합으로 인한 완전한 수준의 자동화가 본격 확산되는 경우 중간 관리자와 사무직 중심의 구조조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규직 중심의 연공서열형 인사제도는 여전히 경직되어 있으며, 신규 인력을 유연하게 교체하기보다는 중간 관리자층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효율화를 추진하는 경향이 강할 것입니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들이 대다수인 중간 관리자들이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죠.  반면 그들에 대한 재교육 및 직무 전환 제도는 거의 없거나 미비하고, 실직 후 재취업까지의 기간이 길거나 아예 기회를 상실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 마저 이들에게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40대 이상 중간관리자층은 디지털 및 인공지능 환경에 대한 적응이 어려운 관계로 이러한 물결에서 낙오된 그들에게 닥쳐오는 구조조정의 충격이 그들과 가족의 생계 문제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금융 및 보험 분야에서는 문서 검증과 리스크 분석, 보고서 작성 업무가 자동화 대상이 되며, 바로 중간 관리자와 사무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제조업에서는 생산공정 자동화와 품질검사 부문이 대상으로 대다수의 생산직과 라인 관리자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유통 및 물류 산업은 재고관리와 물류 자동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분야에서는 민원 처리와 행정 문서 자동화가 인공지능에 의해 확대되고 있습니다. 마케팅과 광고 분야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기획 보조 업무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러한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도입은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주도를 하는데 반해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이러한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 경쟁력의 차이로 인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일본: 로봇 기술과 자동화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확산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일본 정부와 학계에서는 기업이 로봇과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얻은 생산성 향상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인공지능세’ 개념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아직 법제화 단계는 아니지만, 일본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된 대상에 대한 재교육과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기술 발전과 고용 안정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 혁신이 고용과 사회 안전망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한국과 달리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정책적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미국: 미국에서는 2017년 빌 게이츠가 “로봇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로봇세 논의가 촉발했습니다. 이후 일부 정치인과 연구기관에서로봇세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연방 차원의 법제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의 논의에 대한 특징은 기술 혁신과 기업 경쟁력, 사회적 불평등 해소 간 균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로봇세를 찬성 측은 로봇세를 통해 노동시장의 배제를 완화하며 재교육과전환 지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로봇세를 반대하는 측은 기업의 혁신과 국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장기적인 안목보가는 실적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로봇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는 것은 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이러한 논의가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의 로봇세 도입의 가능성과 방향

한국의 경우, 로봇세는 단순 조세가 아닌 기술의 발전과 도입으로 인한 구조조정의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 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도입하여 자동화를 통해 절감한 인건비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면, 이러한 재원으로 실직자의 재교육, 직무 전환을 지원하는 한편 중장년층의 생계 기반을 보완하는 등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인공지능과로봇의 경계가 불명확해 과세 대상을 정의하기 쉽지 않고,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여 국제 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고, 세수 활용 설계와 사회적 합의 도출 역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는 한국의 인구 고령화 현상과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로봇세는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기술사회 전환 설계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 전반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로봇세는 기술이 아닌 사회계약의 문제

로봇세 논의는 이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고 봅니다. 기술이 만든 부를 누가, 어떻게, 얼마나 나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 속에서 한국 사회는 더 이상 이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해졌습니다. 기술은 인간을 대신할 수 있지만, 인간의 존엄과 생계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군 병력 징집 상황을 보면 인구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과거 약 60만 명이던 한국의 군 병력은 현재 약 5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20대 남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집 기준은 완화되어, 과거에는 면제되어 군 복무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조차 이제는 현역으로 입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력 감소는 곧 노동력 감소로 이어지며, 결국 노동인력 1인당 부양 인구와 비용이 급증한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로봇세 논의는 사회적 공론화가 불가피한 사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로봇세는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고 설계하는 첫 장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얻은 이익이 공정하게 사회에 환원되고, 노동시장의 충격이 완화되며, 사회적 안전망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가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https://ec.europa.eu/futurium/en/blog/should-robots-pay-taxes-0.html
https://www.ibfd.org/sites/default/files/2021-09/International%20-%20Taxing%20Artificial%20Intelligence%20and%20Robots%20Critical%20Assessment%20of%20Potential%20Policy%20Solutions%20and%20Recommendation%20for%20Alternative%20Approaches%20-%20IBFD.pdf
https://english.elpais.com/society/2023-04-08/can-a-robot-do-your-job-here-are-the-professions-in-danger-of-extinction.html
https://medium.com/@rahulshah19/taxing-the-future-what-happens-when-ai-replaces-labor-e6882ae497b0
https://blogs.lse.ac.uk/businessreview/2022/11/24/should-machines-be-taxed-like-people/

이미지 저작권: 

Digital Artist – Pixabay
https://pixabay.com/illustrations/ai-generated-factory-machine-8016687/

Share This Story, Choose Your Platform!

About the author : admin

Get Social

카테고리

최신 댓글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