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영받지 못하는 데이터센터 vs 환영받는 반도체공장
최근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에 대한 주민 반대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반면, 같은 대형 산업시설인 반도체 공장은 비교적 환영을 받거나 찬성 분위기가 많은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왜 두 시설이 이렇게 서로 다른 반응을 얻는 걸까요? 본 글에서는 전력소모량, 전자파·전기안전, 일자리 효과, 열섬 현상, 물·자원 사용량 등 주요 지표를 중심으로 두 시설을 비교·분석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왜 환영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원인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력소모량 비교
데이터센터: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240 ~ 340 TWh로, 이는 전 세계 최종 전력 수요의 약 1 ~ 1.3% 수준이다. 또한, 대형화·AI 기반 워크로드 증가로 인해 랙당 전력밀도가 과거보다 급격히 상승했으며, 한 랙에서 30 ~ 100 kW급이 등장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고, 중형 데이터센터는 연간 수십만 ~ 수백만 kWh 수준 소비가 가능하며, 하이퍼스케일급 시설은 수십 메가와트(MW) 이상 수요도 흔합니다.
반도체공장: 반도체 팹은 클린룸 유지, 공정 장비 운전, 고순도 제작환경 등으로 인해 전력소모가 매우 큽니다. 최근 팹은 수백 MW급 전력수요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는데 TSMC의 팹은 나라 단위 전력수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공정 기술이 미세화될수록(예: 5 nm, 3 nm) 장비 수·고성능화로 전력 소모 증가가 계속되어 오고 있다.
이렇게 수치로만 보면 데이터센터도 전력 소비량이 크지만, 반도체 팹은 그보다 더 높은 절대규모와 복합요인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주민 입장에서 보면 “데이터센터는 전력 많이 쓰고 환경부담 크다”는 인식이 강해 반대감정이 커지고 있는 반면, 반도체공장은 “첨단산업”, “고급일자리”, “지역경제 효과”라는 이미지가 앞서며 상대적으로 환영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단순한 숫자뿐 아니라 ‘이미지’·‘기대’·‘실생활 인식’이 크게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전자파·안전 이슈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 내부에는 서버·통신장비, 냉각장비 등이 운용되며, 이로 인해 전자파 및 전력설비 위험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데이터센터가 외부 일반 주거지역 사람들에게 인체유해 수준의 전자파를 배출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미미하며 전자파보다는 “전력 증설에 따른 송배전 인프라 부담”, “소음”, “냉각으로 인한 배기·열” 등 다른 요인이 민원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도체공장: 반도체공장 역시 고전력 설비, 대형 공조·배기 설비가 존재하지만, 주민 반대의 주요 근거로 전자파가 등장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데 이는 공업단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고, 인프라·제한된 접근이 일반 주택가보다 적기 때문으로 보이므로 ‘전자파’ 자체보다는 전력·물·배기 등 더 현실적인 환경요인이 반대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물리적 관점에서 보면 두 시설 모두 “인체 위해 전자파 위험”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거나 둘 다 제한적이지만 감정적, 지역적 인식에서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전자파·미지의 설비가 생긴다”는 불안감과 결합되어 상대적으로 더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면 반도체공장은 “미래산업”, “고급직 제공” 등 긍정적 이미지가 강해 전자파 우려가 있다 해도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자리 효과 및 지역경제 기여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서버운영·IT인프라설비·보안·운영관리 인력 등의 고용이 발생하지만 구조상 일부 자동화·원격운영이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일자리 증가폭이 반도체공장 만큼 크지는 않다는 인식이 있으며 해당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용연계(예: 생산직, 대규모 인력채용)보다는 장비운영·전문인력 위주라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이미지가 약할 수 있다.
반도체공장: 반도체공장은 대형 건설부터 운영까지 막대한 인력채용 효과가 있는데 고급 엔지니어, 생산직, 유지보수직 등 다양한 직무가 창출되며, 설비·클린룸·연구개발 인프라 등으로 인해 지역 내 산업생태계 강화 효과도 크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사회는 반도체공장을 유치하려고 적극적이며, 긍정적 이미지가 많다.
동일 규모 투자 대비 고용창출 효과만 놓고 보면 반도체공장이 더 “체감” 효과가 크고 지역환영도가 높은데 데이터센터는 상대적으로 “값싼 전기만 많이 쓰는 설비”라는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고, 지역사회가 느끼는 직접적 이익이 작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으므로 데이터센터가 환영받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가 “일자리·경제기여 체감 부족”이라는 현실적 이유입니다.
열섬현상 및 폐열 배출
데이터센터: 서버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 냉각시스템(공랭 또는 수랭)에서 외부로 배출되는 폐열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대형이긴 해도 도시 전체의 기온을 유의미하게 바꿀 정도는 아니고, 국지적(수십 ~ 수백 미터 단위) 체감 수준인 경우가 많고 냉각 방식이 공랭일 경우 물·냉각탑 사용이 적어 열 배출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도체공장: 반도체공장은 장비 가동·클린룸 공조·냉각·스크러버·펌프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므로 폐열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으므로 따라서 열섬이나 미기후 영향, 냉각수 배출 등에 대한 환경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수치적으로 보면 반도체공장이 열 배출 측면에서 더 부담이 큰데 지역 민원이나 입지 갈등에서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뜨거워진다”, “발전기 돌아간다” 등의 인식이 먼저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체감효과가 과장될 수 있습니다. 결국 열섬 우려가 거론되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반도체공장이 더 영향을 많이 주는 설비라고 할 수 있다.
물 사용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에 따라 물 사용량이 달라지며, 공랭 방식이면 물 사용이 매우 적지만 수랭방식 또는 냉각탑 방식이면 연간 상당한 양의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반도체공장: 물 사용이 매우 많은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2019년 약 1 조 리터(약 264 억 갤런)의 물을 사용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최신 공정(3-7 nm) 하나당 웨이퍼당 15 ~ 38 ㎥ 물을 사용한다는 보고도 있어 물 사용량 및 재이용률 측면에서 반도체공장은 물과 처리가 중요한 리스크요소라고 할 수 있다.
토지·인프라 및 전력망 영향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 배전선 증설, 지역 송전 인프라 부담 등이 문제가 되며, 이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프라 비용이 ‘우리 부담’이라는 인식이 생기기도 하다.
반도체공장: 대형 산업단지 내 조성이 많아 비교적 인프라확충이 수용되는 지역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고, 지역 공공인프라 확대 측면에서 수용되는 면이 있다.
물·인프라 사용 측면에서도 반도체공장의 실사용 규모가 더 크지만, 데이터센터가 “전기·물 많이 쓰는 설비가 이 동네에 들어온다”는 이미지가 지역에서 먼저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공장은 이미 산업단지 기반으로 수용되는 경우가 많아 주민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왜 데이터센터는 환영받지 못하고 반도체공장은 환영받는가
이미지와 기대의 차이: 반도체공장은 “미래산업”, “첨단기술”, “고급인력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강한 반면 데이터센터는 “서버창고”, “전기 많이 먹는 기계실”, “볼트·냉각소음·발전기” 등의 이미지가 많으며, 주민 입장에서 체감되는 이익이 적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더 큰 환경·자원부담이 있는 반도체공장보다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에서 덜 환영받는 역설이 생긴다.
주민 체감 이익의 격차: 반도체공장은 건설·운영 단계에서 고용창출 규모가 크고, 관련 협력업체 유치·인프라 개선 등이 지역에 가시적으로 나타나는데 데이터센터는 설비운영 단계에서도 고용이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자동화·원격화가 많고, ‘지역민 고용’이라는 면에서 체감효과가 작게 느껴질 수 있어 주민들은 “왜 우리 동네에 들어오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내게 이득이 있는가?”를 먼저 따지게 된다.
인프라 부담 및 외부효과: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전력망 증설, 도로·배전선·냉각수 인프라 등 주민 인프라 부담이 불투명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반도체공장은 산업단지 기반에서 이미 인프라 준비된 경우가 많고, 지자체 유치협약 등에서 마무리된 경우가 많아 주민 반발이 적고 데이터센터 냉각·발전기 소음·폐열 등이 주거지 인근에 들어올 경우 민원요인이 되곤 한다.
규제·투명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차이: 반도체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으로 인식되어 정부·지자체가 유치·지원하며 정보공개 및 환경영향평가가 비교적 체계화된 편인데 데이터센터는 비교적 최근 확대된 산업이고, 지역수용성(community acceptance) 측면에서 정책·커뮤니케이션이 덜 준비된 경우가 많아 따라서 주민들이 정보를 충분히 접하지 못하거나 불확실성이 클수록 반발 가능성은 높아진다.
데이터센터 유치를 검토하는 지자체나 주민공론화단계에서는 이익과 비용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고용유치, 지역난방이나 폐열활용, 녹색에너지 도입 등 구체적 이익을 보여줘야 주민 신뢰가 높아진다.
반도체공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프라사전 준비(전력·물·폐열), 지역설명회, 공정환경영향평가, 커뮤니티 합의 등이 유치 성공의 핵심이며 데이터센터 측면에서는 물·냉각·열배출 등 환경항목을 사전에 투명히 공개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갈등 예방에 중요하다.
두 산업 모두 지속가능성이 앞으로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데 전력효율, 재생에너지·폐열 재활용, 물 재이용 등이 산업 수용성에서 중요한 평가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쓰기만 하는 설비”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지역에 이익을 돌려주는 설비로 설계될 필요가 있고, 반도체공장 역시 물·에너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기술혁신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https://www.iea.org/energy-system/buildings/data-centres-and-data-transmission-networks
https://www.socomec.co.uk/en-gb/solutions/business/data-centre/understanding-power-consumption-data-centres
https://www.datacenter-asia.com/how-much-power-does-a-data-center-use/
https://en.wikipedia.org/wiki/Semiconductor_industry_in_Taiwan
https://abachy.com/news/how-much-energy-and-water-are-required-wafer-fabrication
AI data centers are using as much power as 100,000 homes and you're subsidizing it through your electric bill
byu/reddit20305 inArtificialInteligence
https://www.iea.org/energy-system/buildings/data-centres-and-data-transmission-networks
https://www.deloitte.com/us/en/insights/industry/technology/technology-media-and-telecom-predictions/2024/semiconductor-sustainability-foreca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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