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언론의 신뢰도 – 왜 이리 낮은걸까
한국 사회에서 “뉴스를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하는 사람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 아니 사실은 31%정도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국제 비교에서도 하위권이며, 이는 단순히 “언론이 문제다”로 끝날 이야기가 더 이상은 아니라고 볼 상황이라고 본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 민주주의의 질, 정보 생태계, 사회적. 합의 형성 능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신호이기 때문이며 신뢰받는 언론이 없는 사회는 사실을 두고도 싸우게 되고, 국론은 지금처럼 쉽게 양분되며 그 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이므로 한국 언론 신뢰도 문제는 가치 논쟁이 아니라 공공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 언론 불신의 구조적 원인
한국 언론 불신은 개인 기자의 문제나 우발적 오보가 원인이 아니며 주요 구조적 원인은 아래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소유주 영향력
- 정치권과 정부와의 밀착 구조
- 광고 의존형 재정 구조
- 포털 의존과 트래픽 경쟁
- 출입처 문화에 따른 권력 편승 위험
이 중에서도 특히 소유구조 + 정치 영향 + 광고경제라는 3요소가 결합한 독특하지만 한국사회의 특성과 연결되어 결과적으로 신뢰 위기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권이 바뀌면 언론도 바뀐다 – 한국 공영방송의 고질적 문제
한국의 공영방송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 이사, 보도 책임자까지 대거 교체되는 관행이 있었으며, 최근까지도 그러한 관행은 지속되어왔음을 보고 느끼고 체감하고 있다.
이는 언론사의 편향성 이전에 “권력이 언론을 자신과 맞추려 한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 주며 사실 그러한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아으며 결과적으로 어떤 정부 아래에서도 공영방송은 절대 중립으로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이러한 관행은 한국 언론 신뢰의 가장 큰 구조적 약점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 – 일본, 영국의 경우
- 일본: NHK도 총리가 이사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사 제도는 비교적 일관적이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NHK 최고 경영진이 통째로 교체되는 한국식 관행은 거의 없으며, 아예 영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권 교체 = 경영진 쇄신’ 공식은 아니다는 차이가 있다.
- 영국: BBC는 ‘BBC Trust→BBC Board’ 체제로 개편되며 정치적 통제 논란이 계속되긴 하지만, 임명과정 감시 장치가 광범위하고, 뉴스룸 편집권 독립 규범이 강력한 편이다. 따라서 정권이 바뀌어도 경영진 전면 교체가 일상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구조적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왜 한국은 이렇게 되었나 – 역사적 맥락
한국 언론은 군사정권 시기 통제 기반, 민주화 이후 시장 경쟁 기반, 포털 시대 이후 트래픽 경쟁 기반으로 변해왔으며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공영방송은 “정권과의 힘 싸움의 결과물이자 도구”라는 인식이 굳어졌고, 민간언론은 광고 수입을 위해 권력이나 기업과 일정한 거리 유지가 힘든 구조가 되었다.
또핝 한국 언론사의 주요 재원은 여전히 광고 중심인데 현재 한국의 공영방송조차 광고의 비중이 작지 않으며, 기업이나 정부의 광고에 따라 매체 생존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이며 TBS 교통방송이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비판보다는 관계 유지”가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국민에게는 “언론은 공익보다 이해관계를 따른다”는 불신을 더욱 고착시켜왔으며 결과적으로 언론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언론사의 한국진출 – 그리고 국내 생태계
최근 몇 년간 홍콩 및 영미권을 비롯한 해외 언론사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뉴스 생태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 홍콩을 기반으로 했던 언론들의 한국 이주: 홍콩을 기반으로 아시아 지역의 뉴스를 생산, 공급하던 국제 언론사들은 정치, 경제적 환경 변화로 한국에 지부를 이전 또는 설치하거나 기자를 파견했다. 이들 언론은 한국 관련 국제 뉴스와 아시아 지역 뉴스를 적극 생산하며, 국내 독자들에게 이전보다 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 국내 언론의 입지 재편: 해외 언론의 한국 진출로 기존 국내 언론이 주도하던 한국 뉴스의 “시장”이 상대적으로 압박을 받게 되었다. 언론 입장에서는 과거에 거의 독식에 버금가는 시장 장악력을 가졌다가 그동안의 한국 언론들의 정권에 맞추는 편향보도, 광고주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들에 지친 국내 독자들은 해외 언론을 통해 국내 뉴스보다 국제적 시각에서 사건을 접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국내 뉴스 리더’였던 언론사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로 영국 BBC의 경우 2017년 한국어 뉴스 서비스인 ‘BBC News Korean’을 런칭하며 서울, 런던, 워싱턴 등 기자 배치를 통해 한국 관련 뉴스 생산 강화하는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서울을 아시아 브레이킹뉴스 허브로 고려하며 한국 뉴스 생산과 아시아 뉴스 거점 역할 확대하고 있으며 다른 외국어 신문 및 언론 지국들 역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매체들이 한국에 상주하며 해외 독자와 국내 독자 모두를 대상으로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독자들은 기존 시각보다 폭넓은 국제·다층적 시각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되었지만 반면 국내 언론의 영향력과 전통적 ‘정론지’ 입지가 일부 역전되고, 공정성 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BBC 한국 서비스 사례처럼 일부에서는 국내 뉴스보다 해외 언론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도 나타나기도 하며 결과적으로, 해외 언론 진출은 뉴스 다양성과 국제적 시각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와 국내 언론 입지 약화, 경쟁 압력 강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동시에 만들어 내고 있다.
해외 모델이 보여주는 대안
사실 신뢰 높은 언론 환경의 핵심은 단순하다
- 정치로부터 독립(거버넌스)
- 재정의 독립성
- 편집권 보호제도
- 품질 기반 경쟁(구독 중심)
BBC, 북유럽 공영방송, ProPublica(미국 비영리 언론) 등은 이러한 원칙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으며, 우리가 나아가기 위한 개선 방향은
- 공영방송 경영진 임기 보장 + 정치 독립 장치 강화
- 정부 광고, 협찬 집행의 투명성 및 공개 의무화
- 언론사 지배구조 공개 및 사주 영향력 최소화
- 알고리즘 기반 뉴스 유통 규제 투명성 확대
- 장기적으로 구독·기부 기반 공공언론 생태계 전환
등이 있다고 본다.
현재 한국 언론은 정치, 자본, 플랫폼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특이한 환경 속에 있다. (거기에 과거에 비해 비중이 커진 해외 언론사라는 막강한 경쟁자까지…) 정권 교체 때마다 흔들리는 공영언론, 광고 중심 재정 구조, 포털 트래픽 경쟁, 해외 클릭형 뉴스의 유입까지 겹치며 민주주의 기반 인프라로서의 언론 신뢰는 취약해진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단순한 “언론 개혁”이 아니라, 국가 전략적 차원의 정보 주권, 사회 신뢰 인프라 재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 한국 언론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조정할 마지막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이번에도 언론사의 진정어린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앞으로 한국 언론의 앞길은 더욱 더 힘든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