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개발 – 독자 전투기 개발의 도전과 전망

1990년대 후반, 한국 공군은 F-4와 F-5 전투기의 노후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주변국들은 이미 첨단전투기를 도입해 공군력을 강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 역시 전력 공백을 막고 국가 안보를 유지하기위해 차세대 전투기 개발이 절실함을 체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존 해외 전투기 수입은 높은 초기 비용과 기술 이전 제한, 유지보수 의존 문제를 안고 있어 독자 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은 국가 방위산업의 기술 자립과 전략적 독립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KF-21 개발 사업은 2001년 개념 설계 연구를 시작으로, 2007년 정부가 공식적으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본격화되었는데 초기 명칭은 KF-X였으며, 공군 작전 환경과 미래 전장 조건을 반영하여 KF-21로 최종명명되었다.

 

초기 설계와 기술 확보 과정

KF-21 개발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술 확보였다. 전투기의 설계부터 제작, 첨단 전자장치와 레이더, 엔진 통합까지 거의 모든 핵심 기술을 국내에서 개발하거나 해외 기술을 이전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항공기용엔진과 AESA 레이더 등 핵심 부품은 각각 미국과 유럽의 기술 협력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관사로 나서고,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국내 방산기업이 참여하면서국내 산업 참여를 확대했다. 각 기업은 엔진과 비행제어 시스템, 전자장비, 스텔스 구조 설계 등 핵심 분야에 기술을 집중 적용했다.

인도네시아는 초기 약속한 약 20% 개발 분담금과 기술 협력을 제공하며 공동 개발국으로 참여했지만, 후속 분담금 지급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시제품 제작과 시험 비행

2015년부터 본격적인 시제기 제작이 시작되었고, 2021년 첫 시제기가 출고되어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 시제기 시험에서는 단순히 비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전투 환경을 가정한 다양한 성능 평가가이루어졌다. 비행 안정성, 스텔스 성능, 항공 전자장치, 무장 통합 등이 집중적으로 시험되었으며 이 과정을 통해개발팀은 설계와 실제 운용 간의 차이를 확인하고, 반복적인 시험과 조정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며 기술적 역량을 검증하였다.

 

기술적 난관

KF-21 개발 과정에서는 여러 기술적 난관이 존재했는데 스텔스 설계와 AESA 레이더, 통합 전자장치 등 첨단 기술 개발은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엔진 국산화에는 한계가 있어 일부 시제기에는 미국 기술 기반의 F414 엔진이 장착되었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비행제어 시스템의 통합 과정에서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제 비행 성능 간차이가 발생했고, 이를 수정하기 위해 반복적인 시험과 조정이 필요했는데 이러한 기술적 난관은 개발 일정뿐아니라 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 난관

개발 비용 역시 예상보다 증가했다. 초기 예상 비용이 8조 원 수준이었으나, 기술 난관과 해외 기술 이전 비용, 환율 변동 등의 영향으로 10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산업체 간 협력과 분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기 지연과 비용 조정 문제도 개발 복잡성을 높였는데 이러한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어려움과 경제적 부담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상당한 압박이 있었다.

 

외교적 난관과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

KF-21 개발 과정에서 국제 협력과 관련된 외교적 난관은 상당했다. 인도네시아는 초기 약속한 개발 분담금 약 20%를 제공하기로 했으나, 지급 지연이 반복되면서 한국 측 개발 부담이 증가했다. 또한 공동 개발 과정에서 기술 이전 범위와 산업 참여 수준을 재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측 일부 인원이 KF-21 관련 핵심 설계 자료를 불법으로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이 사건은 기밀 보호와 관리 체계 강화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며, 한국 방산업계와 방위사업청 간 협력뿐 아니라 해외 협력국과의 신뢰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한국은 기밀 관리 절차를 강화하고, 인도네시아와의 기술 공유 범위와 보안 규정을 재정비하였다.

한편, KF-21 개발 과정에서 핵심 기술 이전 문제도 중요한 난관으로 작용했다. 당초 미국에 AESA 레이더 기술 이전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AESA 레이더를 독자 개발하였고, 4년 만에 시제품을 출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AESA 레이더는 전투기의 핵심 장비로, 적 위치 탐지와 전자전 능력 향상에 필수적이며, 한 이 독자 개발함으로써 향후 해외 수출 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해외 수출 가능성

KF-21은 독자 개발한 AESA 레이더와 첨단 전자장치 덕분에 해외 수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특히 아시아와 중동 등 중형 전투기 수요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같은 공동 개발 참여국과의 협력 모델은 향후 수출 전략에 활용될 수 있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당초 48대 도입 계획을 세웠지만, 분담금 납부 지연과 과거 기밀유출 사건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최근에는 시험 비행과 기술 협력이 재개되면서 도입 계획이 다시 추진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협력 재개는 KF-21의 해외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브라질 등도 KF-21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UAE는 KF-21에 대한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제안 중이며, 폴란드와 브라질 등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적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며 도입 검토 단계에 있다.

그러나 아직 KF-21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수출 허가 문제와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 등 현실적인 장애물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산 F414 엔진을 사용하는 관계로, 미국의 수출 규제와 협의가 필수적이며, 인도네시아와의 재정 및 기술 협력 안정화 역시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은 이에 대해 미국산 F414 엔진을 대체할 한국산 엔진을 개발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F-21 보라매는 한국 방위산업 기술 자립과 차세대 전투기 운용 능력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이다.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난관, 경제적 부담, 외교적 난관, 인도네시아 기밀유출 사건 등 다양한 도전과 장애물을 겪었지만, 시제기 제작과 시험 비행을 통해 독자 전투기 기술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AESA 레이더를 포함한 핵심 장비를 독자 개발함으로써 한국은 기술 자립 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공동 개발 참여국과의 협력 모델은 수출 전략에 활용될 수 있으며, 최근 다시 활발히 진행되는 시험 비행과 기술 협력은 KF-21 수출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F414 엔진에 대한 미국 수출 허가 문제,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 등 현실적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산업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제를 극복하고 엔진 국산화와 첨단 전자장치 완비를 통해 KF-21이 본격적으로 양산되면, 한국 방위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와 전략적 독립성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자료

https://www.koreaaero.com/business/kf21
https://www.dapa.go.kr/kf-x
KF-21 개발 기술과 전략적 의미 – 김영호, 항공방위연구, 2020
KF-21 시제기 첫 비행 성공 – 연합뉴스, 2021
KF-21 개발 현황과 인도네시아 분담금 문제 – 디펜스뉴스, 2022
‘美기술이전 거부했지만 스스로 해냈다’…토종 AESA 레이더 4년 만에 시제품 출고” – 서울경제, 2020
“美, 핵심기술 이전 거부…길 잃은 ‘한국형 전투기’” – SBS 뉴스, 2015
한국 차세대 전투기 개발 과정 분석 – 박정현 외, 항공공학회지, 2019
KF-21 개발 난관과 해외 협력 사례 연구 – 이승민, 방위산업연구, 2021

이미지 저작권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KF-21_prototyp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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