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TSMC –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과 기술, 신뢰 전략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두 회사는 기술력과고객 신뢰도, 공급망 전략에 있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으며,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도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번 글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 전략을 중심으로 두 회사의 기술력과 매출, 그리고 보안 및 기술 유출 대응까지 생각해보자.
과거 – 초기 파운드리 경쟁과 전략적 선택
삼성전자는 초기에는 메모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출발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사업 확대에 나섰다. 삼성의 특징은 LSI와 파운드리를 같은 그룹 안에서 운영한다는 점으로, 기술적 시너지는 있었지만 외부 고객의 신뢰 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 A4부터 A6까지의 칩 생산 위탁이다. 당시 애플은 생산 인프라와 공정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삼성에 위탁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 두 회사는 동시에 경쟁 관계였기 때문에 애플의 설계 정보가 삼성의 엑시노스 개발팀 등 내부로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하여 이후 파운드리 물량을 단계적으로 TSMC이전하며 나중에는 전량 이전하는 결정을 내렸다.
반면 TSMC는 순수 파운드리 모델을 고수하며 경쟁사 설계 없이 외부 고객의 제품을 제조하는 방향을 추구해왔다. 고객별로 엄격한 정보 분리와 IP 보호 체계를 유지함으로써 애플 등 글로벌 고객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애플은 A7부터 전량 TSMC로 이전했고, 삼성은 경쟁 정보 노출 우려 때문에 중요한 고객을 상실하게 되었다.
현재 –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
2025년 기준,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약15~18%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삼성은 첨단 공정 기술을 갖추고 있고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객 신뢰와 수율 안정성 측면에서는 현재 TSMC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기술력 측면에서 삼성은 3nm GAA 공정을 적용하며 4nm 이하 공정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초기 4~5nm 공정에서는 수율이 다소 낮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인 반면 TSMC는 2nm 공정과 3nm FinFET/GAA 공정을 이미 상용화하며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있다. 설계 최적화 방식에서도 삼성은 내부 LSI와 협력하면서 일부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TSMC는 고객 설계와 제조를 완전히 분리하여 IP 보호를 극대화하고 있다. 연구개발투자 규모 또한 TSMC가 삼성보다 높은 수준으로, 차세대 기술 연구와 공정 선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 전략과 전망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로 3nm GAA 공정의 수율을 안정화하고 2nm 공정 대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 외부 고객 전용 생산라인을 강화하고 내부 LSI와의 물리적, 조직적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파운드리 독립 법인화나 글로벌 고객 확대를 통해 신뢰 기반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TSMC는 단기적으로 2nm 양산 안정화와 수율 개선을 목표로 하며, 중기적으로는 고부가 프리미엄 SoC 고객을유지하고 EUV, GAA 기술 선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1nm 이상 공정 연구, 3D 스택과 칩렛(Chiplet) – 하나의 큰 칩을 여러개의 작은 칩으로 나눈 후 다시 연결하여 하나의 칩과 같이 동작하도록 하는 기술 – 시장 선점, 그리고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통해 시장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삼성과TSMC의 경쟁은 단순한 공정 노드 경쟁이 아니라, 고객 신뢰와 공급망 전략, 기술 보호 능력까지 포함한 종합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보안과 기술 유출 사례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기술 유출 가능성이 항상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의 경우, 과거 일부 공정 기술 유출가능성이 제기된 사례가 있으며, 애플 A 시리즈 위탁 당시 LSI와 파운드리가 통합되어 있어 설계 정보 접근 가능성이 존재했던 것은 고객 신뢰 측면에서 과제였다.
TSMC 역시 최근 2025년 2nm 공정과 관련한 기술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전/현직 직원 3명이 핵심 공정 자료를 외부로 유출했으며, 대만 검찰은 국가안보법과 영업비밀법을 적용해 이들을 기소하고 최고 14년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TSMC는 기술 정보를 분할 저장하고, 고객별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며,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유출피해를 최소화했다. 실제로 경쟁 제품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은 극히 낮았으며, 이는 TSMC가 고객 신뢰를 유지할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삼성 역시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보안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삼성과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은 기술력, 고객 신뢰, 공급망 전략, 보안 능력이라는 네 가지 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삼성은 첨단 공정과 공격적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고객과의 신뢰와 수율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반면 TSMC는 기술 안정성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보안 체계 강화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5~10년 동안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승부를 결정할 핵심 요소는 단순한 공정 노드 경쟁이 아니라 고객신뢰와 기술 보호 능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과 TSMC가 각자의 전략을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향후 반도체 산업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