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차 시대 – ‘타이어’까지 생각해본 적 있을까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환경을 위해 자동차 선택도 바뀌고 있다”고 느끼고 있고 실제로 전기차 판매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충전 인프라도 넓어지며 대중화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친환경차라고 해서, 타이어까지 친환경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타이어에서 비롯되는 환경부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전기차는 기존 차량보다 타이어 마모량이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차 시대의 새로운 환경 문제를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자동차 타이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타이어는 ‘보이지 않는 오염원’: 타이어는 주행할 때마다 조금씩 닳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고무 미세입자(미세플라스틱)**가 공기, 도로, 빗물 등을 통해 주변 환경으로 퍼져 나가는데 이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체감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도심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발생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공기·하천·토양으로 확산되는 분진: 타이어 마모 입자는 대기 중 미세먼지 증가, 빗물과 함께 하천·해양으로 이동, 도로 주변 토양에 축적 등 다양한 경로로 환경을 오염시키며 특히 타이어에는 아연(Zn), 구리(Cu), 나노 카본블랙 등의 첨가제가 포함되어 있어 생태계에 누적될 경우 독성이 우려되고 있다.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도 환경 부담: 타이어는 천연고무와 석유 기반 합성고무를 혼합해 만들기 때문에 제조 시 많은 에너지와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폐기 후 분해까지 수십 년 이상이 걸리며 적절한 처리 없이 방치되면 유해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즉, 타이어는 ‘사용 중 마모’뿐 아니라 ‘생산–폐기’ 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남기는 대표적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기차 vs 내연기관차 — 타이어 오염은 어디가 더 심할까
전기차는 일반 차량보다 더 무거우므로 마모가 증가한다: 전기차는 큰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차량이라도 200~500kg 더 무거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타이어가 노면에 더 큰 압력을 받아 마모 입자 발생량이 증가한다.
순간 가속이 좋기 때문에 순간마모 역시 증가한다: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초반 토크는 출발·가속 시 타이어에 강한 스트레스를 주어 마모도를 높이며 도심과 같이 정지–출발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이 영향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 확인된 전기차 타이어 오염 증가: 일부 국내·해외 연구에서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타이어 마모입자를 최대 40%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고 ‘전기차가 더 환경에 나쁘다’는 의미는 아닌데 전기차는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고, 에너지원이 전기로 전환되며 전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즉, 전기차는 친환경이지만 타이어 부분만큼은 기존 차량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타이어 오염이 차지하는 비중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타이어는 도로 먼지 속 미세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이 타이어 + 아스팔트 혼합 입자인 사례 존재, 공기 중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중 상당량이 도로 마모 기원, 하천·해양 미세플라스틱 배출원 중 타이어계 입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 등이 있다.
정확한 “전체 환경오염 중 비중”을 하나의 숫자로 표현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국내 연구와 해외 분석 흐름을 비교해 보면 한국에서도 타이어는 가장 영향력 있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원 중 하나라는 점이 확인됩니다.
강화되는 규제 — 한국과 세계의 움직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각국에서의 규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타이어 마모 규제 도입: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타이어 마모 입자 발생량 표시 의무, 마모량 기준 초과 타이어 판매 금지 등의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인데 이는 세계 최초의 “타이어 미세플라스틱 규제”이자 글로벌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도 연구 및 기준 마련 본격화: 우리나라도 최근 타이어 마모 입자 측정 기술 개발, 도로 기반 미세플라스틱 저감 정책 연구, 저마모 타이어 인증제 도입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규제 환경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해결방안 — 우리는 어떤 타이어 시대를 맞이하게 될까
저마모·친환경 타이어 기술: 기업들은 바이오 기반 고무, 재활용 고무 비율 확대, 마찰 저감 고무 조성 등을 개발하며 타이어 친환경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타이어 마모 입자(TWP) 포집 기술: 영국·이탈리아 등에서는 타이어 옆에 부착해 주행 중 마모입자를 포집하는 장치를 개발 중입니다. 아직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로 인프라 개선: 노면 재질을 개선하면 마찰이 줄어 마모량이 크게 감소합니다.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노면 상태가 타이어 마모 생성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운전 습관 개선: 급가속·급정거 줄이기, 적정 타이어 공기압 유지, 저구름저항(Eco) 타이어 사용과 같은 간단한 실천만으로도 타이어 수명과 마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전기차로의 전환은 분명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지만 타이어 문제는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환경 과제이며, 특히 한국은 도심 밀집·교통량 증가로 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자동차를 선택할 때 연비나 전기 효율뿐 아니라 “타이어는 얼마나 환경을 생각했는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