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의 해외 진출과 국내 경쟁력 – 실적, 통계와 외국계의 우위 요인

한국의 은행들은 지난 10년간 국내 디지털 전환과 영업구조 재편에 집중하면서도,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 동력을찾으려는 시도를 병행해 왔으나 시장과 여론의 체감은 “해외에서 뚜렷한 성공 사례가 드물다”, “국내 고액자산관리 시장에서도 외국계에 밀린다”는 쪽으로 인식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숫자로 보는 현실 – 해외 수익, 점유와 국내 지표

해외 수익의 규모와 변화: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 연례보고서와 언론 집계를 살펴보면, 한국 은행들의 해외 순이익은 2024년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해외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21.3% 증가해 업계 전체 순이익의약 10% 내외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보고됐다. 즉, 해외 사업은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성장 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순이익 절대치: 여러 외신과 국내 보도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은행의 해외순익(합계)은 약 수조 원대(달러환산 약 수억 달러)로 집계되며, 업계 집계에서 “약 16억 달러(약 2조 원대)” 수준으로 보도된 바 있는데 이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집계에서 확인 가능한 추세와 일치하며 해외 이익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점포, 인력, 보수 지표와 맥락: 동시에 국내에서는 지점 축소과 이로 인한 인력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정점 이후 점포수는 점진적으로 감소해 왔고, 이는 국내 영업의 효율성 추구와 디지털 채널 전환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은행권 평균 보수는 국내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일부 언론은 시중은행 평균 연봉이 억대에 근접한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실제 성공”의 평가 — 해외에서 완전 실패한 것일까

“한국 은행의 해외 진출이 실패했다”는 평가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서술이며 현실은 혼재되어 있다고 보인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일본 등지에서 법인, 지점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점진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2024년 전체 해외 순이익 증가(21% 증감)는 이러한 실적 개선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해외에서 ‘대규모, 지속적’ 경쟁우위를 확보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고 말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며 특히 고액자산(Private Banking/WM), 글로벌 IB, 파생-자산운용 등에서 외국계의 장점은 분명하고, 한국 금융사들이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기엔 제약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성공 사례는 존재하되 전체적으로 보면 한계와 개선여지가 크다”가 현실적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외국계가 국내에서 ‘단순 브랜드’ 이상의 우위를 갖는 이유

일반적으로 국내 은행들의 경쟁력 쳐짐 현상이 외국계 은행들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약한 것이 원인중의 하나라고 언급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외국계 은행들이 단순히 브랜드 때문에 앞서는 것이 아니라, 구조, 역량, 전략 측면에서 본질적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그 핵심 요인들은 아래와 같다고 본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상품 파이프라인: 외국계 은행들은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즉시 공급 가능한 글로벌 투자상품 – 글로벌 펀드, 해외 채권·주식, 파생상품 포트폴리오, 인터내셔널 리서치 등 – 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자산관리 고객이 해외자산 비중을 늘리려 할 때 외국계의 ‘직접 연결성’은 큰 매력이며 이 점은 JP Morgan.  HSBC, Standard Chartered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강화하는 프라이빗뱅킹 전략과 연결된다.

전문화된 글로벌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역량: 외국계는 글로벌 파생상품, 외환, 크로스보더 리스크 헤지 경험이 풍부하여 복잡한 다국적 고객 (재산 분산, 상속, 용조세, 국제투자)을 다룰 때 외국계가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은국내 고객이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와 맞아떨어진다.

인력, 인재 풀 및 교육 시스템: 외국계 은행들은 글로벌 수준의 교육(Wealth advisor 트레이닝, 글로벌 세무·법률네트워크 교육 등)과 해외 파견, 순환 근무를 통해 ‘글로벌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 이들이 현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험은 브랜드 이상의 체감가치를 만들고 있다.

기술 및 운영 역량(플랫폼): 글로벌 PB(Private Banking)와 웰스 매니지먼트는 데이터 분석, 고객 포트폴리오의 시각화, 트레이딩 인프라가 핵심이며 외국계는 본사 차원의 대규모 기술투자와 비용 분담으로 우수 플랫폼을 제공하는 반면, 국내 은행들은 아직 일부 시스템 통합 및 글로벌 연동에서 제약이 있다. Reuters나 Barclays 사례에서보듯 기술 및 인력 투자가 WM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립적’ 신뢰, 국제적 레퍼런스: 고액자산가는 종종 정치, 국내 리스크보다 ‘자산의 보존, 국제적 분산’에 더관심이 크며 외국계는 ‘국제적 기준’과 규제, 신탁 시스템을 근거로 신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선호를 받고 있다.

맞춤형 서비스와 보수(인센티브) 구조: 외국계는 고객별 맞춤 보수, 수수료 정책, 어드바이저의 성과보상 연동 모델 등으로 ‘고객 유치-유지’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델은 고액자산 고객의 니즈(전담 어드바이저, 투자아이디어, 접근성)와 밀접히 결합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 자회사(자산운용·수탁·브로커리지) 통합 제공: 글로벌 은행들은 자산운용, 수탁,  브로커리지, 연구 등 관련 서비스를 한 그룹 내에서 통합 제공할 수 있다. JP Morgan이 일부 지역에서 현지 custody를 외부에 맡기는 전략(비용, 전략 재조정)도 이 시장의 구조적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규제, 사업모형의 선택적 집중: 외국계는 일부 고부가가치 분야 – 예를들면 외환, 파생, WM, IB)에 선택적으로집중하면서 국내 로컬 비즈니스를 소형화해 수익성을 추구하며 이로 인해 특정 분야에서는 높은 마진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한국 내 외국계 은행 합산 순이익 증가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한계 원인 — 왜 격차가 생겼는가

한국 은행들이 외국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여러 구조적, 전략적 요인으로 설명된다.

보수, 조직문화의 국내 지향성: 국내 은행들은 장기간 국내 시장에 집중해 왔고, 인재 운영과 보상체계도 국내 경쟁에 최적화되어 글로벌 상품 설계, 영업, 리스크 관리 역량을 단시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전략적 자원 배분(국내 우선): 국내 시장이 여전히 크고 수익성이 높아 해외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하지 않는 경향(내수 중심 전략)이 있다. 자본과 인재 등을 국내에 우선 배분하는 전략은 해외 경쟁력을 늦추고 있다.

규제, 법적 복잡성 및 비용: 해외 사업은 해당 국가 규제, 자본비율, 현지화 비용, 실패 시 손실 부담 등 리스크가크기 때문에 보수적 접근을 택하는 경향이 있고 해외에서의 영업확대는 현지 인허가, 자본투입, 규모 확보까지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제품, 서비스의 ‘글로벌 스탠더드’ 부재: 고액자산 고객이 기대하는 글로벌 투자상품, 세무, 상속 자문, 다국적자산배분 서비스 등에서 국내 상품 라인업과 어드바이저 역량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은 것도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외국계가 잘하는 ‘현장 영업 노하우’

외국계의 국내 성공요인은 ‘전략적 실행력’ 측면의 몇 가지 실무적 노하우로 요약할 수 있다.

전담 어드바이저 투입과 개인화 서비스: 외국계는 한 고객당 전담 어드바이저, 전담 리서치 라인(주-채권, 대체투자)을 연결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은 단일 연락처로 복합 솔루션을 받을 수 있고, 어드바이저는 글로벌 자원에 바로 접근한다.

‘글로벌 제품 번들’ 제공: 해외펀드, 해외채권, 글로벌 대체자산을 묶어 포트폴리오 솔루션으로 판매하며, 환헤지, 세무 상담을 패키지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번들’은 국내 고객이 복수 공급자를 일일이 찾을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고급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데이터 활용: 고객 포트폴리오의 KPI, 리스크노출, 시나리오 분석을 시각화해 고객 미팅에서 곧바로 보여주며, 이는 의사결정을 단축시키는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협업 네트워크(법률, 회계, 신탁)와의 통합 제공: 국제적인 법률, 회계, 신탁 네트워크를 통해 상속, 조세, 이민 등복잡 이슈까지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초고액 자산가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현지 고급 인재 영입 및 인센티브 구조: 외국계는 국내 로컬 인재를 해외 본사와 연결해 경력을 확장해 주거나, 성과기반 보상으로 우수 어드바이저를 유치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력정책이 서비스 품질의 지속성을 만들고 있다.

 

실무적 제언: 한국 은행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다음은 국내 은행들이 외국계와의 격차를 줄이고 국내·해외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실무적 제언이다.

‘글로벌화 전략’의 선택과 집중: 무조건 많은 국가에 진출하기보다, 목표 시장 – 예를 들면 동남아시아의 특정국가, 중국 일부, 북미의 특정 세그먼트 등 – 을 선정해 인력과 자본 등의 자원을 집중 투자해 ‘현지화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빗뱅킹(Wealth) 역량의 조직적 강화: 전담 PB 조직, 글로벌 상품 허브, 법률 및 세무 파트너십을 구축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드바이저 양성 프로그램과 글로벌 로테이션을 통해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 플랫폼 투자 확대: 고객 포트폴리오 시각화, 데이터 분석, 모바일 UX 개선 등 기술 투자로 서비스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는 한편 외국계가 기술을 통해 고객 경험을 획득하는 방식과 동일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영업, 보상 모델 개편: 고액자산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성과보상(어드바이저 인센티브)과 장기적 고객 유지 프로그램(수수료 할인, 전담 서비스)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규제, 리스크 대비 체계 강화: 해외 진출 확대 시 자본, 신용, 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견고히 하고, 실패 가능성을줄이기 위한 EH/프로젝트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정책적 시사점과 금융 생태계 차원의 고려사항

정부 및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규제 샌드박스 및 현지화 지원: 초기 진출시 규제적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협의 플랫폼 제공한다

인재 양성, 교류 프로그램: 산업-대학-금융기관 연계 고급 PB, 국제금융 전문인력의 양성

공적 금융 인프라(국제금융허브) 지원: 서울, 부산 등 국제금융허브 인프라에 대한 지원과 세제 인센티브 검토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지원: 공공외교 및 무역채널을 통한 해외 파트너 매칭 지원

이러한 공공 지원은 민간 금융사의 전략적 선택과 결합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 은행들의 해외 사업은 “전혀 성과가 없다”는 표현보다는 “일부 실적 개선과 성장세는 있으나, 글로벌, 고액자산 시장에서 외국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구조적 격차가 존재”라는 표현이 현실적이다. 2024년 해외순익의 증가(약 21%·전체 순익의 약 10% 수준)는 의미 있는 개선 신호다.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에서 우위를 확보한 핵심은 글로벌 네트워크, 전문상품, 리스크관리 역량, 고급 인재 및 교육 시스템, 통합 솔루션 제공 능력,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 등 ‘브랜드 이상의 실무적 역량’이며 이러한 점들이 한국의 은행들이 단기간에 단순히 모방할 수 없는 강점이다.

따라서 한국의 은행들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선택과 집중의 해외 전략, 프라이빗뱅킹 역량 강화, 기술 투자, 인재 양성, 규제 및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한편 정부 및 금융감독기관들의 정책적 지원(규제완화, 인재 프로그램)은 민간 전략과 결합될 때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801/view.do?menuNo=200561&nttId=10092024
https://www.nation.com.pk/05-Jul-2025/korean-banks-net-income-from-overseas-business-jumps-21pc-in-2024
https://contents.premium.naver.com/koreaherald/englishcafe/contents/250716145108727gi
https://koreabizwire.com/foreign-banks-in-s-korea-post-strong-profit-gains-in-2024-driven-by-fx-and-derivatives-trading/311112
https://www.reuters.com/business/finance/barclays-plans-hiring-spree-drive-private-banking-wealth-management-2024-12-10/
https://www.reuters.com/business/finance/jpmorgan-picks-hsbc-stanchart-run-500-bln-custody-business-hong-kong-taiwan-2024-03-01/
https://www.glassdoor.com/Salaries/seoul-south-korea-banker-salary-SRCH_IL.0%2C17_IM1103_KO18%2C24.htm
https://www.ceicdata.com/en/korea/number-of-branches-and-employees-of-financial-institutions/number-of-branches-bank
https://www.spglobal.com/market-intelligence/en/news-insights/research/the-worlds-largest-banks-by-assets-2024
https://www.mordorintelligence.com/industry-reports/asia-pacific-private-banking-market

이미지 저작권

Maklay62 – Pixabay
https://pixabay.com/photos/money-dollars-success-business-1428587/

Share This Story, Choose Your Platform!

About the author : admin

Get Social

카테고리

최신 댓글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