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충격과 한국 경제 – 계엄령 소동 이후 왜 경제 회복이 더뎌졌나

정치와 경제는 별개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쪽 모두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정치와 경제가 오래전부터 군사정권이라는 특수한 시기를 지난 대한민국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더더욱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기업의 투자 결정부터 소비자의 지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까지… 경제 활동의 거의 모든 영역은 정치적 안정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벌어졌던 계엄령 소동은 경제가 회복하는 속도와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의 상관성

정치적 사건은 경제 지표를 직접 악화시키는 것보다, 사람들의 기대와 심리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는 ‘심리의 학문’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투자와 소비가 달라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정치적 충격이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기업은 설비투자나 고용 확대를 미루고, 소비자는 얇아진 지갑을 닫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투자를 중지하거나 보류한다는 자세를 취하며 한동안 시장을 관망하며, 금융 시장은 변동성을 높인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숫자의 변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심리·기대·신뢰 같은 무형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계엄령 소동이 남긴 경제적 파장

2024년 말의 계엄령 소동은 사실상 단기간에 종료되었지만, 이 사건은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시장은 정치적 충격 자체보다 이 충격이 향후 정책 방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민감하다.

당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금융시장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 조달 비용이 늘고,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가 변동성 확대: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민감 수급이 많은 중·대형주의 변동폭이 커진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모니터링 강화: 이는 한국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정치 리스크를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관찰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흐름은 충격이 소멸된. 후에도 즉시 개선되지 않으며,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통상 3개월~1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기업의 ‘관망 모드’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고, 해외 자본이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외국인 자본의 움직임은 시장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계엄령 소동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면밀히 살핀다.

한국의 정책 결정 과정이 얼마나 예측 가능한가: 이는 수년간 한국 경제가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져 왔기 때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한국 실정에 어두운 –  어둡다고는 하지만 상당수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의 뉴스를 직접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격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적 충돌이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는가: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남미의 군사정권 치하의 국가와 유사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언제던지 다시 쿠테타의 가능성 또한 떨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하물며 최근 계엄령은 더더욱 이러한 의심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건 이후 제도적 안정성이 강화되는 방향인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사후 처리가 얼마나 신속하게 마무리되는지의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후 조치가 늦어질수록 해결의지에 대한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 세력 또는 내부의 반대세력으로부터의 저항에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결코 외국인 투자자들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벌써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는 점은 이러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 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으면 외국인의 자금 유입 속도는 자연스럽게 느려지거나 유입의 수도꼭지를 잠그게 되며, 심지어는 기존 자금이 안전자산을 향해 이동하기도 한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사건 이후 비상경영 체제를 일부 강화하며 투자 확대 대신 현금 보유의 증가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기업 본연의 전략이지만, 동시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환율 충격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장

정치적 불확실성 → 환율 상승. → 수입물가 상승 → 생활비 증가

이 구조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한국은 에너지·식품 원자재를 포함해 수입품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화 약세는 곧바로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계엄령 소동 이후처럼 불확실성 충격에 의해 환율이 오를 경우 생필품 가격 상승, 해외 여행 비용 증가, 제조업 원가 상승(원자재·부품 비용 증가), 영세 자영업자의 단가 부담 증가 등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요인들이 합쳐지면 “경제 지표는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서민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정책 신뢰도가 낮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흔히 관찰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

최근 한국 경제는 수출 증가율 개선, 반도체 중심의 IT 경기 회복, 글로벌 제조업 PMI 개선, 일부 물가 지표 안정 등 일부 지표에서 회복세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만으로는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 수입 의존 품목이 많고, 글로벌 공급 비용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감 물가는 지표보다 느리게 떨어진다.

금리 부담이 지속된다는 점: 고금리로 인해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이는 소비 여력 축소로 이어진다.

정치·정책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 정치적 안정성이 회복되기 전까지 경제심리 개선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경제의 수치는 개선되지만 국민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정부 운영 방식에 대한 경제적 시각

최근 국무회의나 정부 운영 과정에서 정책 결정이 매우 중앙집중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올 때가 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정책 속도는 빨라지지만, 예측 가능성은 낮아짐: 시장은 ‘빠른 결정’보다 ‘일관된 방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부처 간 자율성이 낮아질 경우 정책 다양성이 줄어듦: 경제 문제는 복합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정책이 정치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경제 정책이 선거 일정이나 정치적 목표와 엮이기 시작하면, 시장은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요소가 결합하면 단기적으로 경제는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필요한 방향으로 제대로 추진되는지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는 구조

계엄령 소동 이후 한국 경제가 ‘표면적으로는 회복 중이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낮은’ 이유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긴 경제 심리 위축, 환율 상승으로 인한 생활물가 부담 증가, 정책 예측 가능성 약화로 인한 기업·외국인 투자 위축, 정치 일정과 경제 정책의 연결에 대한 시장의 우려, 정부 내 정책 다양성 부족 및 효율성 저하 등과 같은 구조적 이유라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단기적인 회복을 제한하며, 심리·투자·소비가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데 시간을 더 필요로 하게 만든다.

앞으로 무엇이 중요할까 – 경제정책 중심의 시각

한국 경제가 다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치적 안정성 자체가 아니라, 그를 통해 확보되는 예측 가능성·정책 신뢰도·투자 환경 안정성이다.

미래 전망에서 중요한 요소는 일관되고 안정적인 정책 방향 제시, 갈등보다 조정 중심의 정치 환경, 환율·물가 안정화를 위한 통화·재정 전략, 외국인 투자에 대한 신뢰 회복, 산업 정책의 장기 로드맵 제시 등이라고 생각된다.

정치적 사건이 완전히 종료되었더라도, 시장·기업·국민이 느끼는 심리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향후 1~2년은 정책 신뢰성 회복과 경제 체감도 개선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정치가 아닌 경제의 언어로 본 현재 한국

계엄령 소동은 일시적 사건으로 끝났지만, 한국 경제가 아직도 그 후폭풍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환율과 투자 흐름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경제 지표와 체감경기의 격차도 여전하며, 정책 신뢰도의 회복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안정성과 신뢰가 경제 활동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당장의 지표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확신, 그리고 정책이 일관되게 작동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 두 가지가 회복될 때, 한국 경제는 보다 확실한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한국은행 경제동향 (정기 보고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
산업연구원(KIET) 산업전망
기획재정부 정책브리핑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관련 리포트
OECD Economic Outlook – Korea
한국거래소(KRX) 시장동향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입 분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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