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 디지털 화폐의 안정성과 법적 경계를 묻다

암호화폐 시장은 매 사이클마다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한다. 과거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대형 코인이 중심이었고, 이후 디파이(DeFi), NFT, 밈 코인 등이 순차적으로 뜨거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격 안정성”과 “실사용 가능성”의 요구가 커지면서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이 시장 중심에 다시 서기 시작했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안정된 가치 저장 수단”을 원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서 결제·송금·국경 간 자금 이동·디파이의 기본 유동성까지 다양한 영역의 필수 인프라로 활용되며 점점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스테이블 코인의 정의 – 안정성을 위한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은 기준 자산(대부분 달러)에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예를 들어 1 USDT(테더)는 1달러에 고정되고, 1 USDC 또한 1달러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고정 구조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디지털 세계에서의 편리한 송금·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된다.

즉, 일반 코인이 “자산 가격 상승 기대”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성과 결제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왜 ‘Stable’이라는 이름이 붙었는가

스테이블 코인이 ‘Stable(안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문제였던 가격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비트코인처럼 하루에도 5%~10%씩 가격이 출렁이는 자산은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기업도, 금융기관도, 개인도 예측 가능한 가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은 기준 가치를 변동하지 않게 만드는 안정 장치를 갖는다. 따라서 이름 자체가 코인의 목적을 드러내며, “전통 화폐의 안정성과 암호화폐의 디지털 편의성”을 동시에 얻고자 하는 디자인 철학을 담는다.

스테이블 코인의 분류 – 무엇으로 안정성을 지탱하나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법정화폐 담보형 (USDT, USDC 등): 발행사가 실제로 은행 계좌나 단기 국채 같은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보유한 자산만큼만 코인을 발행한다.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발행사에 대한 신뢰가 핵심이다.

암호화폐 담보형 (DAI 등): 이더리움 등 암호자산을 담보로 잡고 스마트 계약을 통해 발행된다. 초과 담보 방식을 사용해 위험을 줄이지만, 시장 위기가 발생하면 담보 가치가 떨어져 불안정해질 수 있다.

알고리즘 기반 (UST 등): 공급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가격을 유지하는 모델이지만, 역사적으로 실패 사례가 많아 현재는 신뢰도가 낮다.

이 세 가지 구조는 “무엇이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을 지탱하는가”의 기준이 된다.

스테이블이라고 하지만, 정말 안정적인가

이론적으로는 1달러로 고정되어야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대표적 사례로 테더(USDT)의 준비금 불투명성 논란이 있다.

준비금이 100% 현금이 아니라 기업어음·기업대출·기타 위험자산으로 구성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신뢰가 흔들린 적이 있다. 또한 UST 붕괴처럼 알고리즘 기반 모델이 완전히 무너져 수십조원이 증발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히 이름이 스테이블이라서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구조로 담보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따라 안정성이 크게 달라진다.”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을 ‘증명하는’ 장치들

스테이블 코인이 정말 안정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장은 다양한 검증 체계를 요구해 왔다.

준비금 공개(Reserve Disclosure): 발행사가 얼마나 많은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방식.

외부 회계 감사(Audit): 독립 기관의 감사를 통해 준비금 보유 여부를 증명.

온체인 담보 관리(On-chain Transparency): DAI처럼 스마트 계약으로 담보 현황이 실시간 공개되는 구조.

이러한 검증 장치는 스테이블 코인의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 시 고려해야 할 법률적 문제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이라는 점 때문에 각국에서 법률적으로 다양한 접근이 존재한다.

증권성 논란: 일부 국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 발행 방식에 따라 증권 규제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자금세탁 규제(AML/KYC): 국경 간 거래와 빠른 이동 때문에 자금세탁에 악용될 위험이 있어, 거래소는 강력한 KYC를 요구받는다.

준비금 관리 의무: 미국·EU 등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에 준비금 100% 유지와 정기적 공개 의무를 법으로 요구하는 추세다.

소비자 보호 문제: 발행사가 파산하거나 준비금이 사라지더라도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즉, 스테이블 코인은 법적 보호가 전통 금융보다 크게 약하다.

한국에서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 환경

한국은 아직 “스테이블 코인만을 위한 개별 법률”은 없지만, 2024~2025년 도입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및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통해 규제 체계가 다듬어지고 있다.

  •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이 허용되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 거래소는 스테이블 코인을 상장할 경우 준비금·위험성·사업자 투명성 등을 심사해야 한다.

  • 발행사가 국내에서 사업을 한다면 자본금 요건·준비금 규정·감사 의무를 충족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즉, 한국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금융상품”과 “가상자산” 사이의 중간 영역에서 규제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 코인의 확장성과 금융 인프라로서의 의미

스테이블 코인이 가진 금융적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결제·송금 기능 강화: 해외 송금 수수료를 극적으로 낮추고 전송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디파이(DeFi) 생태계의 중심: 대출·예치·파생상품 등 대부분의 디파이 서비스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와의 연계: 일부 국가와 기업은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한 국제 결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단순한 코인을 넘어 세계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 – 규제와 신뢰가 관건

스테이블 코인의 미래는 “규제”와 “신뢰성”이 결정한다. 명확한 법적 기반과 투명한 준비금 관리가 구축되면 스테이블 코인은 실제 금융시장과 디지털 경제를 연결하는 핵심 브릿지가 될 수 있다.

반면 규제 불확실성, 발행사 신뢰 문제, 담보 고갈 사태 등이 반복되면 스테이블 코인은 다시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결국 스테이블 코인은 기술적인 혁신과 금융 규제의 조화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참고자료

https://en.wikipedia.org/wiki/Stablecoin
https://file.myasset.com/sitemanager/upload/2025/0929/212649/20250929212649943_0_ko.pdf
https://www.ft.com/content/974926ba-d295-4679-a4ed-7846b7f4242e
https://www.sec.gov/newsroom/speeches-statements/statement-stablecoins-040425
https://ajklife81.com/entry/2025-스테이블-코인-시장-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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